아무것도 아닌 내가 남아있다. 이곳에
하루하루는 그저 어떻게든 흘러가고있다. 이곳, 시드니에서
어떤 날은 지루하게 어떤 날은 너무나 힘들게 또 어떤날은 아무렇지 않게 조금은 기뻤다가 슬펐다가 하면서
여러 감정의 변동 속에서 하루들이 지나가고 또 다른 날이 오고, 그렇게 5일이 채워지면 주말이라는 이름의 치료제로 또 다른 주말을
그나마 버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매일 매일 몇일이나 이곳에서 더 보내야하는지/일을 해야하는지를 계산하는 날들 속에서
피로함을 느끼고 여러가지 문제들 속에서 내가 가진 희망은 다른 나라로의 도피 뿐인데
왜 나는 진정으로 내가 있는 곳에서 행복하지 못한 걸까?
이 부분이 참 아이러니한 것 같다. 하루하루 피폐해져가는 나를 보면서 돈이란 무엇인가,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계속해서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비단, 이건 나뿐만이 아닌거고
공무원인 내 친구는 10시 퇴근이 일상이라고 했다. 아직까지도
혼자만 그 진급에서 떨어진채 밤 10시까지 혼자 업무를 처리하고 집에 가는 나날들
이젠 너무 지쳐서 더이상 지칠 힘도 없다고 했다. 내가 한국에 간다고 행복해질 길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
직장에 소속되는 거 자체가 남들이 하기 싫은 일을 대신 내가 하기 위해 돈을 받고 그 자리에.시간에 있는거니까
그건 전세계공통 어디를 가도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어야겠지
언제까지고 그건 지속가능한 삶이 아니다.
나는 매일 길 위에서 내가 하기 싫은 이 일들에서 언제쯤 벗어날 수 있을지
어떻게 지속가능한 삶을 살 수 있는지 고민한다. 고민에 대한 답은 아직 찾을 수가 없고..
내 삶의 시간은 이렇게 흘러간다. 한국과의 차이는 고민할 새도 하루 일을 쉬면 그 다음주 페이슬립에서 그에 대한 보복처럼 바로
줄어버린 금액을 통해 내가 일을 할 수 밖에 없게만든다는 것 뿐
이번주는 아팠고 총 31시간을 일했다.
4시 반에 끝나는 날도 있었고 5시 15분에 끝나는 날도 있었고 보통은 5시에 끝났다.
그렇다고 삶의 만족도가 올라간 것은 아니었다. 결국은 본질이다. 내가 이 일을 왜 하는가.
단순히 돈을 목적으로 하는 지금의 나날들은 계속 나를 피폐하게 만들뿐이다.
물론 앞으로의 2달은 아무생각없이 버틸 수 있다. 그 다음이 문제지.
내가 치앙마이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그건,
그때가봐야 또 아는 문제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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