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오랜만에 오페라 하우스에 다녀왔다.
계속되는 산불때문에 관광하기에 좋은 하늘은 아니지만, 날씨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여기서 셀피를 찍어보려고 했는데, 엉성하게 나오더라.
이곳에는 올때마다 그 전에 왔던 기억들, 추억들이 자동 소환되는데 그게 신기하다.
그래서 나한텐 특별한 공간
이거 새장같아!
라고 할랬는데 새장..? 영어로 뭔지 몰라서
걍 아무말도 안했던...
보타닉 가든을 열심히 열심히 혼자서
둘이서 따로 또 같이 걸었다.
여기는 처음이었는데... 시드니는 관광스팟도 참 많고 시민들이 쉬어갈만한 곳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나와서 즐기고 느끼고
우린 거의 6개월만의 시티나들이었던 것 같다. (오페라하우스쪽은) 그래서 우리가 누리는 이 것들이 조금은 소중하게 다가왔다.
보타닉가든을 빠져나와
오페라하우스를 쭉쭉 지나
나의 사랑, 우리의 사랑 메시나에서 젤라또를...
서쿨려키에 역 앞에 (안에 말고) 있는 여기가 최고시다.
한 스쿱이 5.얼마인데 3스쿱에 8.8불이니깐 어차피 둘이 먹을거면 이게 나은것같다
콘은 주르륵 흘러버려서 절대 콘에 먹지 않는다는....
그리고 트램이 새로 생겼더라...고?
거기서 바로 타고 차이나타운으로 갔다.
여기 우리 최애 일식집인데
가성비가 좋다는 생각을 항상 한다.
여기서 먹고 나오면 기분나쁘거나 별로인적이 없음
모르겠다 여긴 남편이 싱글일때부터 오던 곳이라 나도 좋아하게 된 케이스
그리고 마지막으로 차이나타운-달링하버-타운홀로 산책을 하고 집에 왔다.
나 벌금도 내야하고 (아오....) 돈 나가지 않아서 다시 돌려주어야 하는 돈도 있고
렌트도 2번 더 내야하고 (1월) 차일드케어는 일이 뚝 끊겨서 지금 스시집에서 일하는거 (진짜 차일드케어 하루 일당인데...) 로 연명해야하는
아주 별로인 상황인데 슬퍼하지는 않기로 했다.
우리집이 잘사는건 아닌데 또 못사는것도 아니라서 내가 열심히 내 일을 하고있는데 이런 문제가 생겼다. 하면 항상 아빠가 걱정하지 말라고 하신다.
그런걸 보면 돈문제는 차라리 쉬운건지도 모른다. 돈이있으면 어쨌든 해결이 되니깐
그래서 더이상 뭐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영역에 대해서는 슬퍼하지도, 걱정하지도 않으려고 한다.
근데 또 한 가지 느낀게 뭐냐면
음 그래도 울거면 벤츠안에서 우는게 벤치에서 우는거보단 백배천배 나은것 같다는거다..
돈이 사람을 참 슬프게 만들고 하기 싫은일을 하게 만들고 자존심도 상하게 만들고 한편으론 내가 원하는 걸 할 수 있게 하고
맛있는거, 사고싶은거 사는 즐거움을 주고, 생활의 기본편의, 그리고 의식주를 해결해주고
암튼 참 중요하다.
벤츠에서 우는걸 목표로 살아야지.
그렇다고 막 돈때매 쪼잔해지지도, 슬퍼서 막 울지도, 걱정하지도 않을 생각이다.
내가 할 수 없는 영역을 내가 뭐 어떻게 하겠어?
난 솔직히 지금 남편이 렌트비도 다 내주고 있고 사고치면 아빠가 다 갚아줄 준비하고 있어서 철이 덜 든걸수도 있긴한데
그게 그냥 내 복이라고 인정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할 수 있는걸 하기로 생각했다!!!
그래서 어제 너무 슬펐지만
오늘은 또 웃을 일이 생기고 웃었다. 오랜만의 나들이는 즐거웠고 식사는 맛있었으며 우리가 함께하는 시간들 속에서 우리의 관계는 더욱 단단해졌다
내일 또 일을 가지만 (푼돈버는재미) 차일드케어처럼 크게 스트레스 받진 않고 딱 돈 받는만큼만 스트레스 받고 일 하기로 해서 뭐
오래 할 건 아니다. 왜냐면 난 내 노동의 가치가 평가절하되는게 싫거든
또 운좋게 지원한 오지잡+완전 부수입 얻을 곳 도 되서 그것도 근근히 하다가 디지털노마드로 바꿔가야지.
하지만 그게 처음부터 착 착 착 하고 되는게 아니니깐 난 내일 출근을 해서 내 할 일을 할 것이다.
그게 지금 내가 할 수 있고 해야하는 일이니까.
11월에는 한국에 있었고, 12월 첫째주에는 방콕에 있었는데 12월 첫째주에는 시드니에 있는 나.
우울증을 극복해나가고 있는 내가 진짜 자랑스럽고 기특하다. 이번일을 겪으면서 크게 깨달은게 있다면 죽을것같다는 말은 살고싶다는 말이라는 거.
그리고 가장 옆에 있는 친구도, 가족도, 부모님도, 남편도 내 증상을 백퍼센트 이해해주진 못한다.
내가 그걸 인정하고 깨닫고 해결책을 찾아야지
물론 그 어둠속을 헤치고 나오는거? 절대 쉽지 않다. 내가 그랬었으니까. 엄청 깜깜한 밤이고 터널인데 그걸 어떻게 빠져나와...
그래도 해야지. 우리에겐 많은 시간들이 남았고, 그 시간은 쓰여지기 위해서 존재하는거니깐,
많은 일을 겪고 있는 내가 놀랍도록 자랑스럽고,
앞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소망과 희망이 있는것에 대해 감사함을 느낀다.
그래서 정해진 규칙적인 일상을 억지로라도 만든 것이 확실히 도움이 됨을 느낀다.
아직도 감정의 기복이 무척-심하지만 (약 먹은 후에는 그나마 일관된 상태일때가 많음)그러니 일도 할 수 있는거고.
더이상 남편이랑 다투지도 않고 서로를 더 애틋하게 여김
그럼 오늘 일기는 여기까지...
뭐 나한테 하는말이지만 돈때문에 넘 걱정하지 말자. 어떻게든 해결되고 내가 할 수 있는선에서만 고민하고 답을 찾으려고 노력할 것!
+오늘 인터넷뱅킹 관련해서 전화로 30분넘게 통화했는데 다 해결하고 조금 버벅대긴 했지만 자신감도 엄청 생겼다.
전화영어는 원래 되게 공포스러웠거든... 영어도 더 많이 늘어서 일상에 내가 혼자할 수 있는것들이 많아지는 것에 작지만 큰 성취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러니깐 꼭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여기서 내 힘으로 돈을 벌고 있는것도 정말 자랑스러운거고 사회생활 해나가는 것도 대단한거고
혼자힘으로 일상의 모든 불편을 해결해나가면서 스스로 성장하는 거라고.
오늘 여러모로 뿌듯한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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