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의 삶은 언제나 조심스럽다.
더더욱이나 대다수의 사람들이 영주권 혹은 이민(같은 맥락이겠지만)을 위해 노력하기 때문에 다들 예민하고 정보에 민감하다.
나 역시 친하다고 믿었던 (과거형) 사람들과 하나둘 의견차를 보이며 멀어져갈 때 처음에는 슬펐고 받아들이기 힘들어했지만,
인간인지라 당연하게 반복되어지는 일이었고, 더이상 마음에 담아두지 않게 되었다.
그저, 순리처럼 사람은 떠나가고 남을 사람은 남으며 내 기대와 예상치와 다르게 흘러가는 건 꼭 사람뿐 만이 아니라 세상만사가 그렇다는 것이다. 나는 외국으로 처음 떠났을 때처럼 더이상 20대가 아니고 이제 나는 어느덧 서른이 넘었다. 성숙도는 나이에 비례할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게 이 정도가지고 세상의 풍파를 겪었다고 하기에 아직, 나의 내공은 적다.
아무튼,
오랜만에 호주를 떠나 한국에 돌아온 나는 내 비자를 조회했고 놀랍게도 2040년에 만료되는 비자를 얻었다.
일일이 내 케이스를 여기에 언급하고 싶진 않다. 어떻게 그렇게 된건지를 설명하기에는 내 인생사를 이야기해야하고 그러한 정보를 공유하고 나눌 목적으로 이 글을 작성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이런 케이스도 있구나.라는 것
팬데믹이 끝나면 언제든 자유롭게 가서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해도 된다.
그때가 언제가 될지는 정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지금 한국에서의 삶이 무척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첫 째, 내가 원하는 일을 원하는 시간에 한다.
조직생활을 굳이 지금 할 이유는 없어서 스스로 돈 버는 방법을 찾았다. 호주에서 혹독하게 영어를 배웠기 때문에 한국에서 25년을 산 나로서는 영어가 절대 편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불편하지도 않다. 외국인들과 소통을 하려면 영어를 하는게 유리하고 편하고 이득인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생존기술을 터득했다. 옮겨다니지 않고 집에서 밥벌이 중이다.
물론, 모든 밥벌이는 돈을 받고 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책임감이 요구되어지는데 이 정도의 책임감도 없이 일 할거라면 그걸 '일'이라고 부르면 안된다. 취미지 그건,
최근에 유튜브로 편의점 하시다가 요리로 호주이민 넘어가실 계획인 부부 이야기를 본 적이 있다.
다들 댓글에 한국에서도 이렇게 힘든데 외국생활이 만만치않을거라는 우려의 댓글이 많았고,
나 역시 외국생활을 짧게나마 (4년 정도) 해 본 사람으로서 절대 녹록지는 않은데, 남자라면 이야기는 다르다.
한국에서도 어느정도 산전수전 겪으며 편하게 일해보지 않았다면 호주는 오히려 기회의 땅이다.
나는 한국에서도 머리쓰면서 편하게 일했고, 내 기준 차일드케어=몸 쓰는 일이다. 한국은 이민자가 많이 없는 단일민족이라 호주에서 느껴본 생경한 감정들이 인종차별적인 것인지 깨닫는데 한 참 시간이 걸릴 정도였다. 설명하기 힘든 특유의 분위기와 융화되지 못하는 기분을 매일 느껴야했기에 내가 호주와 맞지 않는건지 한참을 고민했었다. 그러다보니 연차는 쌓여갔지만 내적 불만 역시 쌓여만 갔다.
나는 그곳에 있었던게 돈이 목적도 아니었기에 3d라고 불리는 일들을 하며 몸을 쓰고 나를 갈아넣으며 내 시간과 돈을 교환하고 싶지 않았다. '돈'과 '영주권'이라는 목표가 뚜렸하다면 웬만한 군대갔다온 남자들은 잘 할 것 이다. 호주인들 자체의 특유의 릴렉스하고 chill한 성격이 있어서 하기 싫어하는 일자리는 다 이민자들이 하고 있고 그게 또 돈이 된다.
그런 것과 별개로,
좋은 직장에 취직하면 노동환경,근로조건,받는 보상의 범위가 남다르니 역시 자리를 잡기까지가 어려워서 그렇지
한국도 마찬가지 아닌가 대기업의 근로환경이 엄-청 좋다고는 할 수 없으나 그래도 보상은 확실하고 또 한국인이라고 다 들어갈 수 있는것도 아니니. 좋은 일자리는 한정되어있고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건 매한가지인데 외국에서는 아무것도 없는 멘 땅에 해딩을 해야하기 때문에
로드맵과 그때그때의 action plan을 잘 짜서 실행해야 한다. 계속 학생비자로 있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결국 한인잡처럼 세금징수가 되지 않는 불법으로 언더페이의 일을 추가로 할 수밖에 없다. 그곳에서 부당한 일을 당해도 학생비자라는 조건에서 악덕사업주를 신고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게 반복되는 악순환,
쨌든,
내가 경험한 호주는 전혀 환상적이지 않았다.
뭔가가 안되면 빨리 포기하고 나오는 것도 좋다.
나는 35살에 은퇴를 하고 제3국으로 가서 거기서 밥벌이를 옵션으로 해서 살면 좋겠다는 생각은 가끔, 한다.
앞으로 나의 인생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모르지만 결국 과거의 경험이 현재의 시간과 연결되어 미래의 선택으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그래서 어떤 것도 헛된 경험이 없다는 믿음으로 매일에 최선을 다하면 그 뿐이다.
그리고 내가 지난번에 쓴 호주 글에 어떤 분이 댓글을 남겨주셨는데 관리자가 삭제해서 글을 볼 수 없었는데
아마도 악플이었나? 자유롭게 의견을 이야기하는건 상대의 자유도 있고 나의 자유도 있지만 굳이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타인의 블로그에 남을 기분 나쁘게 하는 글을 굳이 또 남기는 건 뭔지, 한가하세요? 정보는 취사선택이고 정보든 의견이든 내 블로그에서 내가 자유롭게 쓰겠다는데. 인터넷 매너를 지켜주세요. 지구에 얼마나 많은 인종이 살고 있나요, 각 자가 다른 생각을 하고있다면 그 생각의 범위는 무척 다양할 겁니다. 이런 생각도 있고 저런 생각도 있고 이런 삶의 방식도 저런 삶의 방식도 있는거니 이해받기 위해 쓰는 글도 아니고 이해시키려고 쓰는 글도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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